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밀렵으로부터 코뿔소를 보호하기 위해 코뿔소의 뿔에 방사성 물질을 주입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계획은 코뿔소의 뿔에 저준위 방사성 물질을 주입함으로써 뿔이 밀매될 경우 이를 쉽게 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일 BBC에 따르면 남아공 위트와테르스란트대학의 연구팀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입된 방사성 물질은 코뿔소에게는 전혀 해롭지 않지만, 수출을 위한 밀수된 뿔을 추적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방사성 물질이 주입된 경우, 해당 뿔은 국경 검문소에서 탐지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밀매꾼들이 코뿔소 뿔의 상품 가치를 감수하게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 6년간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이 방법이 코뿔소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총 20마리의 코뿔소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러한 노력은 코뿔소 밀렵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남아공의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아프리카 대륙의 코뿔소 개체 수의 80% 이상이 남아공에 집중돼 있으며, 전통 의학에서 코뿔소 뿔이 약재로 사용되는 아시아 국가들, 특히 중국과 베트남 등의 수요로 인해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 코뿔소 뿔은 국제적으로 거래가 금지되어 있으나, 여전히 불법시장에서는 금이나 마약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인 ‘세이브 더 라이노’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매년 남아공에서 400마리 이상의 코뿔소가 밀렵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아공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뿔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위급종’으로 분류된 검은코뿔소를 포함한다.
이번 방사성 물질 주입 프로젝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실질적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선적 컨테이너와 같이 큰 공간에서도 방사성 물질을 통해 코뿔소 뿔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밀렵 방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접근이 코뿔소의 생존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코뿔소와 같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남아공의 이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