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도바 총선, 친유럽 여당이 우세…유럽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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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의 총선에서 현재 친유럽 성향의 여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의 대리전 양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개표율 93%에서 마이아 산두 대통령이 이끄는 행동과 연대당(PAS)이 4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최종 개표는 완료되지 않았지만, PAS의 우세가 지속될 경우 연립정부 구성은 예상보다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친러시아 성향의 ‘애국 블록’이 결집하여 대항했지만 그들의 득표율은 26%에 그쳤다.

몰도바는 면적이 한반도의 약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며, 인구는 약 260만명이다. 이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 루마니아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몰도바는 1991년 독립 이후에도 러시아의 간섭 및 주변 정세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의 의회는 행동과 연대당(PAS)이 다수당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은 2030년까지 EU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EU는 이번 선거 결과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총선 기간 동안,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인 몰도바의 심장당, 미래당, 사회주의자당, 공산당 등은 ‘애국 블록’을 구성하여 세력을 결집했다. 이들은 경제 상황과 정부 개혁 지연으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을 동원하려고 했으나 현재까지의 여론 조사에서는 PAS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조사에서는 애국 블록이 36%, PAS가 34.7%를 차지하여 상황이 뒤바뀌기도 했다.

투표일에는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었다. 한편, 해외 투표소에서의 폭탄 허위 신고 사건이 발생해 유권자와 대사관 직원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는 유럽연합의 본부가 브뤼셀에 위치한 만큼, 이 사건이 가져올 영향도 적지 않다.

선거를 두고 러시아의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몰도바의 정치적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몰도바 당국은 지난 22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대규모 폭동 및 불안정화 시도와 연관된 250건의 수색작전을 단행하며 74명을 구속했다. 이날 연설에서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의 개입 시도가 몰도바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 되고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개표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지만, 해외 유권자들의 친유럽 성향 투표가 더해진다면 PAS는 최종 득표율에서 50%를 넘길 가능성도 남아있다. 몰도바는 2022년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후보국 지위를 연이어 얻었고, PAS는 이에 기반하여 정부를 운영해 왔다. 총선이 종료된 후, PAS가 승리를 확실히 하게 될 경우 친유럽 정책이 보다 공고히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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