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비트코인 자산 압수 사건이 발생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세탁 단속이 이루어졌다. 런던 경찰청은 지난 7년간의 국제 자금 세탁 수사를 통해 무려 6만 1,000개의 비트코인을 압수했으며, 이 자산의 가치는 약 74억 3,000만 달러, 한화로는 약 10조 3,677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건의 중심 인물은 47세의 중국 국적 여성 치안 즈민(Zhimin Qian)으로, 그녀는 ‘야디 장(Yadi Zhang)’이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은 2023년 9월 29일, 치안에게 범죄수익법(Proceeds of Crime Act)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조사를 통해 드러난 바에 따르면, 치안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본토에서 12만 명 이상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금융 사기를 자행했으며, 얻은 범죄 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영국으로 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단속은 2018년 런던 경찰이 자금 흐름에 대한 첩보를 확보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치안은 위조 여권을 이용해 중국에서 탈출한 후 영국에 입국했으며, 런던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산 세탁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공범 웬 지안(Jian Wen)과 협력하여 범죄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책임자인 윌 라인(Will Lyne) 런던 경찰청 경제범죄 및 사이버범죄 수사 책임자는 “이번 유죄 판결은 영국과 중국의 수사 당국이 수년간의 합동 노력 끝에 이뤄낸 성과”라며 “이 사건은 영국 범죄 역사상 가장 큰 자금세탁 사건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의 암호화폐 관련 범죄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치안이 보유한 암호 자산의 불법적 기원을 명확하게 규명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치안은 경찰에 구금되어 있으며, 형량은 추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공범 웬 역시 별도의 유죄 판결을 받고 2024년 5월 22일에 6년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그녀는 비트코인 150개가 담긴 지갑의 자산 이전을 돕는 데 기소되었으며, 해당 자산의 가치는 약 230만 달러에 해당한다.
이번 사건은 사기, 해킹, 사칭 사기 등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는 암호화폐 관련 범죄가 어떻게 국제 금융 네트워크를 악용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의 추적 가능성과 법 집행 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불법 자산을 회수한 중요한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