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석유 대기업 BP가 메그 오닐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임명했다. 이로써 BP는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를 맞이하게 된다. BP는 1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의 결정을 발표하며, 오닐의 임기가 내년 4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CEO인 머리 오친클로스는 18일 자로 물러나며, 신임 CEO가 취임하기까지 캐럴 하울 부사장이 임시 CEO 역할을 맡게 된다.
앨버트 매니폴드 BP 이사회 의장은 이번 전환을 통해 BP를 더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글로벌 전략적 비전을 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몇 년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층 더 강화된 엄격함과 철저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오닐은 2021년부터 호주 석유·가스 기업인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CEO로 재직하며 주목받았다. 그녀는 우드사이드 CEO로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BHP 그룹 석유 사업을 인수하고, LNG 사업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등 석유 및 천연가스 분야에서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했다. 우드사이드에 합류하기 이전에는 엑손모빌에서 23년 동안 근무하며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이번 CEO 임명은 BP가 경영 위기, 국제 분쟁, 재생에너지 사업 부진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오닐의 실무 경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BP가 석유, 가스, LNG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닐 베버리지 번스타인 리서치 총괄은 “오닐은 엔지니어링과 운영에서 매우 실무적인 경력을 지닌 인물로, 이는 BP가 본래의 의도로 돌아갈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오닐 CEO의 선임이 BP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은 BP의 실적 부진 상황 속에서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핵심 사업인 석유·가스 부문으로의 복귀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들은 비용 절감, 자산 매각, 재생에너지 사업의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오닐의 임기가 시작되면서 BP의 경영방향이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