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을 겪은 뒤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즉 경제 연착륙(소프트 랜딩)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는 시기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감소하고 노동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이며 성장세를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여러 가지 보이고 있다. 특히, 1월 13일 발표된 소비자물가 지수(CPI) 보고서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하여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프리 클리블랜드 페이든 앤드 라이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관련해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선 실업률의 급등이 필수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WSJ은 “현재 경제에 산소마스크가 필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안전벨트를 풀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여전히 2.8%에 머물러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상승률을 측정할 때 상대적으로 더 신뢰받는 PCE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한편,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연준 위원들 역시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아직 연착륙에 대한 승리 선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존재한다. 고용통계의 최근 수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월 평균 고용 증가폭이 1만5000명에 불과했으며, 신규 채용의 대부분이 의료 분야와 같은 특정 영역에 집중되어 있어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노동시장이 ‘해고도 없고 채용도 없는(no hire, no fire)’ 상태로 지속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WSJ은 이런 취약한 균형이 깨지기 위해선 특별한 사건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가계의 자산이 증시의 강세에 의존해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식 매도세가 발생할 경우 소비가 위축되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존재한다. 마크 지아노니 바클레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계의 재정 상태가 전반적으로 양호해 연착륙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고 언급하며, 강한 소비가 성장에는 기여하지만 인플레이션 저감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확장 재정을 사용할 경우,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만약 연준이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경제 전반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미국 경제는 연착륙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여러 변수가 존재함에 따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경제 환경 속에서 연준의 역할과 정책 변화가 향후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