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법무부(DOJ)가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 불리는 로맨스 기반의 가상자산 투자 사기와 관련된 5억8000만 달러(약 8362억 원)의 디지털 자산을 회수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계 초국적 범죄조직이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사기 단지’를 거점으로 삼아 운영해온 인프라를 겨냥한 결과로, 범죄 네트워크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
법무부는 이날 발표에서 ‘스캠 센터 스트라이크 포스(Scam Center Strike Force)’가 사기 피해자로부터 추정되는 가상자산을 대량으로 회수한 사실을 강조했다. 해당 전담조직은 지난해 11월에 설립되었으며,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범죄조직의 사기 콜센터를 주요 타겟으로 삼고 있다.
워싱턴 D.C. 연방 검찰을 담당하는 지닌 피로(Jeanine Pirro) 검사장은 전담조직의 출범이래 3개월 만에 이와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사기범들이 표적이 되는 개인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오로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빼앗아 중국 범죄조직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임을 밝혔다.
이번에 회수된 자산 5억8000만 달러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8362억 원에 해당하며, 법무부는 이러한 자산 회수가 사기 네트워크의 자금줄을 차단하고 피해자 환급 절차를 진행하는 데 핵심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돼지 도살’ 사기는 피해자의 심리적 방어를 무너뜨리기 위해 감정 교류를 강조하고, 그 후에 가짜 거래 플랫폼으로 유도하여 투자금을 끌어내는 복잡한 수법이다. 사기범들은 소셜 미디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피해자를 찾아내고, 충분한 신뢰를 쌓은 뒤 ‘수익 인증’ 화면을 보여주며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법무부는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사기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특정 국가에서는 이들 사기 조직이 가져가는 수익이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는 사기가 단순한 범죄를 넘어 ‘산업화된 사기 생태계’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전담조직은 법무부의 형사국 검사를 비롯해 연방수사국(FBI),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 국세청(IRS)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범죄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세탁되는 방식을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범죄 수익이 가상자산으로 이동하고 여러 체인을 통해 세탁되는 복잡한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올해 1월에도 이들은 4억200만 달러(약 5794억 원)의 디지털 자산을 회수하며 자금 추적 강화를 통해 효과적인 단속을 진행해왔다. 시장 관계자는 규제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같은 대규모 환수 사례가 사기 조직의 운영비와 유동성에 큰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듣고 있다.
현재의 사기 범죄는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서서 산업화된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기범들이 인정하는 심리적 접근법은 더 치밀해지고 있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자산 안전을 위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와 관련한 교육이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