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에서 부모가 자녀의 취업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커리어 동반 관리(career co-piloting)’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이력서 작성에 개입하거나 고용주와 직접 연락을 취하며, 심지어 연봉 협상에까지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와 기업의 즉각적 성과 요구가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경향은 과거 ‘헬리콥터 부모’라는 개념에 기인한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일조차 대리 해결하려는 과잉 개입을 일컫는다. 특히 요리, 청소, 재무 관리 등 일상적인 일부터 이제는 직장 생활에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직장인의 67%가 부모에게 정기적으로 커리어 조언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력서 작성과 수정을 부모가 도맡는 경우가 44%에 달하며, 20%는 면접에 부모 동행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28%는 급여 협상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았고, 56%는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부모가 직장 방문한 적이 있다고 했다.
고용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러한 부모의 개입을 촉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월 평균 일자리 증가 수는 4만9000개로, 지난 2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청년층의 취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모의 개입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커리어 전문가는 부모의 조언이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는 부모가 전략적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여 사회 초년생이 자신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실수를 줄이며 보상 체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과도한 개입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경고하였다. 부모가 면접에 직접 참여하거나 고용주와 연락하는 경우는 지원자의 독립성과 전문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청년 고용 시장 역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청년 고용률은 43.6%로 하락세를 보인다. 경제적 자립의 지연으로 인해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 현상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세계적으로도 관찰되고 있으며, 각국에서 성인 자녀의 동거 현상에 대한 다양한 용어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의 커리어에 깊이 개입하는 현상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녀가 스스로 판단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진정한 역할로 여겨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