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선업은 세계 정상급의 설계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생산 효율성 저하와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반면, 한국의 독자적인 제조 공정 노하우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러한 양국 간 보완적 관계는 최근 정부 차원의 협력에 그치지 않고 학계에서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아이오와대학교의 프레데릭 스턴 교수와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의 이신형 교수는 35년간의 스승과 제자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 해군의 지원을 받는 ‘디지털 선박 설계와 설계-생산 통합’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조선 기술의 패러다임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은 전산유체역학(CFD)을 활용한 선박 저항 및 추진 성능 최적화, 자율운항 선박 설계 등에서 세계적인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이들은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워크숍을 통해 미국 조선업의 현실과 디지털 설계로의 전환, 그리고 인공지능(AI)이 조선 공학에 미칠 미래적 영향을 논의하였다. 이들은 한미 조선업 협력 펀드인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스턴 교수는 “디지털 설계의 도입이 필수적이며 설계 단계에서 생산 효율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조선업의 생산 효율성 저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설계와 생산 프로세스의 완전한 분리로 인해 생산 접근성이 떨어진다. 둘째, 함정 건조 물량 감소로 조선소의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 셋째, 인력 부족 문제로 인해 조선업에 필요한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미국 해군의 함정 건조에 필수적인 정보를 가진 인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이 신형 교수는 한국 정부가 미국 조선 산업에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예정하며, 이러한 자금이 어떤 분야에 적합할지를 질문받았다. 그는 “한미 양국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국 측의 요구는 해사번영구역(MPZ)에 대한 직접적인 시설 투자의 희망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에 비해 한국은 금융 지원을 우선적으로 선호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한국과 미국 조선 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두 가지 주요 분야로는 과학기술 협력과 인력 양성이 있다. 이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공학 교육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술 교류와 인재 양성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
프레데릭 스턴 교수와 이신형 교수는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과거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디자인’으로의 진화를 이야기하였고, AI가 조선공학과 설계 과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스턴 교수는 “AI는 지금 당장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조선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