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수상 감독, 트로피 기내 반입 불가로 위탁 수하물로 보냈다가 한때 분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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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감독인 파벨 탈란킨이 자신의 오스카 트로피를 항공편 위탁 수하물로 보냈다가 한때 분실되는 소동이 발생했다. 사건은 지난달 29일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시작됐다. 탈란킨 감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루프트한자 항공편을 이용하기 위해 오스카 트로피를 기내에 들고 탑승하려 했으나, 미국 교통안전청(TSA) 요원이 이를 “무기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며 위탁 수하물로 보내도록 요구했다.

이 때문에 탈란킨 감독은 별도의 케이스 없이 공항 직원이 제공한 종이 상자에 트로피를 담아서 부쳐야 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한 것은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후였다. 다음 날, 그는 수하물 찾는 곳에서 자신의 트로피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행히 항공사는 하루 만에 수하물을 찾았고, 루프트한자는 “고객과 직접 연락하여 가능한 한 빨리 트로피를 돌려줄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란킨 감독은 지난달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감독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은 심리적으로 큰 스트레스가 되었을 것이다. 그의 공동 연출자인 데이비드 보렌스틴은 SNS를 통해 “오스카 트로피를 위탁 수하물로 부쳐야 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찾을 수 없었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더불어 “탈란킨 감독이 유명한 배우였거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면 같은 대우를 받았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현재의 규정에 따르면 오스카 트로피는 기내 반입과 위탁 수하물 모두 허용되지만, TSA는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TSA 요원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현장 요원의 판단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항공 여행 중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TSA는 이 사건에 대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트로피를 찾지 못했다면 탈란킨 감독은 국제 항공 규정에 따라 최대 1900유로(약 330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상 주관 기관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트로피가 파손되거나 분실될 경우 교체를 허용하나, 상업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공식 가치는 1달러로 설정되어 있다.

탈란킨 감독의 오스카 수상작인 ‘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전쟁 선전 교육을 비판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아카데미 수상자가 직면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며, 항공 규정과 안전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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