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에서는 가족 간의 관계를 단절하는 ‘노 콘택트(No Contact)’가 확산되며, 일부 상담사들이 성급하게 가족 절연을 권유하는 현상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담 업계에서는 이러한 절연 권유의 적절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코넬대의 칼 필레머 교수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약 27%가 가까운 친척과 절연한 상태에 있으며, 부모나 자녀와의 관계가 끊긴 경우도 10%에 달한다고 한다. 더욱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최근 조사에서는 절연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38%로 증가하여, 단 5년 만에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상담사 휘트니 굿맨은 “부모에게만 면죄부를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성인 자녀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라는 개념을 SNS에서 자주 언급하며 팔로워 수를 늘리고 있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이러한 절연 권유가 수면 아래의 갈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네소타대의 윌리엄 도허티 명예교수는 최근의 경향이 모든 상황을 트라우마로 해석하며 쉽게 관계를 끊는 것을 정당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절연은 정말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선택해야 하며, 상담 과정에서 쉽게 권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혼가족치료사인 피터 앤더슨은 절연 상태에 있는 부모 약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명 중 1명이 자녀의 상담사가 절연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담사들이 내담자의 말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한쪽 이야기만 듣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가족과의 절연이 반드시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필레머 교수팀에 따르면, 절연 직후에는 해방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적인 불행감과 우울 증상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형제자매와의 관계 단절, 손주와 조부모의 관계 상실, 부모의 노후 돌봄 공백 등으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가족과의 관계를 끊는 것이 항상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며, 충분한 이해와 대화 없이 결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하는 문제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가족 절연의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다이나믹한 사회적 이슈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