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벤처캐피털(VC)들이 지난 3년간 이어진 투자 가뭄을 마감하고 신규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AI) 및 로봇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나면서, 이와 관련된 펀드가 활발히 조성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모투자 자문사인 아산테캐피털의 말을 인용해, 중국 VC들이 약 40개의 벤처펀드를 포함해 최소 60개의 달러화 펀드를 조성하여 약 350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를 조달할 계획임을 알렸다. 이는 최근 몇 년 간 저조했던 자금 유입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의 기술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AI 기업인 문샷AI와 딥시크 등의 기술 혁신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AI가 미국 시장에 집중된 투자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 과거 3년간 달러화 펀드들이 신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조달 증가가 중국 VC의 전성기로 돌아왔다는 평가에는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아산테캐피털 아시아태평양 대표인 리카르도 펠릭스는 “아직까지 중국 VC가 호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3년 동안 낮아진 자금 조달 시장이 선별적으로 다시 열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의 둔화와 정부의 신규 상장 통제 강화는 VC들의 투자금 회수 기회를 더욱 제한하였다. 아울러 미국 내 민감 기술 분야인 반도체와 양자컴퓨팅에 대한 투자 제한이 중첩되면서 업계는 장기적인 침체에 놓였다. 실제로 투자정보 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2022년에는 중국 관련 1105개 펀드가 총 1500억 달러를 조달한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97개 펀드가 136억 달러에 그쳤다.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 공백은 중국 VC의 자금조달 회복세에 대한 장애 요소로 남아 있다. 많은 미국 투자자들이 바이든 행정부 하에 도입된 투자 제한으로 인해 중국 VC 펀드에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및 양자컴퓨팅 등 민감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미국 투자자는 해당 제한 분야를 제외한 펀드를 통해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으나, 과거의 주요 자금원이었던 공적 연금 및 대형 기금은 더 이상 투자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한편 유럽 및 중동의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에 집중된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펠릭스 대표는 이러한 자금이 미국 투자자들의 빈자리를 완전히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