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의 가격 협상이 결렬됨으로써, 샘플 공급 단가에 대한 이견이 결국 협상의 종지부를 찍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저렴한 메모리 조달을 원했으나, CXMT는 오히려 비슷하거나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 이는 중국 내 빅테크 기업들이 CXMT의 주요 수요처가 되면서 가격 주도권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인공지능(AI)와 관련된 수요 증가로 인해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업체인 CXMT는 자신의 협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과거에는 애플의 독보적인 구매력으로 대부분의 협상을 주도하였으나, 현재는 공급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 환경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CXMT는 다수의 대형 중국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며 강력한 수요 기반을 구축하였다. 최근 들어 텐센트와 약 30억 달러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였고, 바이트댄스와도 최대 5년간 7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계약들은 CXMT의 재정적 안정성을 높여주며, 애플이 그들에게 저렴한 가격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졌다.
CXMT는 애플이 요구한 가격을 수용하기보다 이미 확보된 고객사들 덕분에 애플의 불참에도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렇듯 CXMT는 안정적인 내부 수요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가격 인하를 거부하는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한편, 애플의 협상 실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대체 메모리 공급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이들 기업의 가격 협상력이 예상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MT와의 협상 결렬을 통해 애플과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여지가 생겼다.
이와 같은 협상 결렬은 단순한 계약 실패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힘의 균형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기존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시도한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거치며 가격 협상력 강화의 효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중 간의 기술 경쟁과 갈등을 배경으로, 애플이 CXMT와 YMTC를 공급망의 핵심으로 편입하고자 했던 시도가 미국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더욱 복잡해졌다. 애플은 자신들의 제품에 중국산 메모리 칩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청받으며 국내외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CXMT와의 협상 실패는 애플의 공급망 전략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협상력 강화에 모멘텀을 가지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