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의 왕립사법재판소 외벽에 등장한 뱅크시의 벽화가 공공시설 훼손과 예술적 가치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뱅크시의 작품을 철거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된 세금이 약 15만 파운드(약 2억8600만원)에 이르렀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는 예술작품에 대한 평가와 공공 자원의 사용에 대한 복잡한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임시로 남겨진 벽화는 지난해 9월 8일 런던 왕립사법재판소 외벽에 그려졌으며, 이 그림에서는 가발을 쓴 판사가 의사봉으로 시위 참가자를 처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뱅크시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와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작품을 인정하며, 이것이 그의 창작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왕립사법재판소는 이 건물이 영국의 2급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건물의 원형을 유지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벽화의 철거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법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벽화 제거 작업에 약 5만 파운드, 경비 및 직원 초과근무 수당 등에서 3만5300파운드가 소요되었고, 이로 인해 총 8만5300파운드(약 1억630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현재 레이저 장비를 사용하여 벽화를 지우고 있으나, 이 과정이 쉽지 않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경우에는 벽면 석재 자체를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보수당 의원인 닉 티머시는 “납세자의 돈으로 뱅크시의 낙서를 치우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뱅크시가 공공건물을 훼손해도 처벌받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는 법원은 정의와 법치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이며, 뱅크시가 복구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술평론가 에스텔 러벗은 “누군가는 버킹엄궁을 보러 가고, 누군가는 뱅크시의 작품을 보러 간다”며 p뱅크시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대중성을 옹호하였다. 그녀는 뱅크시의 작품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고 평가하였다.
한편, 이번 벽화 제거로 인한 공공 비용 발생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런던 워털루 플레이스에 설치된 조형물로 인해 약 6만 파운드의 비용이 발생했고, 2024년 재개관 예정인 런던 경찰 초소에 그려진 피라냐 벽화도 철거하는 데 2200파운드가 들어갔다. 이처럼 뱅크시의 작품은 공공 자원과 예술적 가치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