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 위험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3년간의 수익률 비교에서, 고위험 디폴트옵션의 평균 수익률은 70%를 넘는 반면, 예금과 적금으로만 구성된 초저위험 상품의 수익률은 9%에 미치지 못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고위험 상품을 선택할 필요 없이 저위험 상품에서도 상당한 수익 차이가 보인다는 사실이다. 저위험 상품의 3년 평균 수익률이 27.47%로, 초저위험 상품의 8.96%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는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운용 시 지나치게 원금 보장을 선호하게 되면 노후자산 형성에 상당한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매일경제가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디폴트옵션 상품 329개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고위험 상품의 가중 평균 3년 수익률은 70.91%로 나타났다. 중위험 상품은 45.28%, 저위험 상품은 27.47%, 초저위험 상품은 8.9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고위험과 초저위험 상품 간 수익률 차이가 약 8배에 달한 것이다.
또한, 1년 기준 수익률에서도 고위험 상품이 평균 35.79%를 기록한 반면, 중위험은 22.63%, 저위험은 12.69%, 초저위험은 2.17%에 그쳤다. 퇴직연금은 일반적인 단기 금융상품과는 다르게 20~30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의 작은 차이도 복리 효과로 인해 은퇴 시점의 자산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디폴트옵션 가입자들의 선택은 정반대로, 전체 디폴트옵션 적립금 55조8700억원 가운데 82.5%에 해당하는 46조1000억원이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있고,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상품은 각각 8.2%, 5.7%,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디폴트옵션이 시행된 지 3년이 지나면서 금융회사들의 퇴직연금 운용 능력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투자와 인출 기간이 매우 긴 퇴직연금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성과 중심으로 상품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양대 경제학과의 정도영 교수는 “단기 수익률 공시는 다양한 정보 제공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투자자의 편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장기 수익률 중심의 공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결국, 매일경제는 단기 수익률 왜곡을 줄이고 장기 운용 능력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사업자별 성과 평가를 별도로 실시했다. 이 평가에서는 1개월 수익률에 10%, 3개월 10%, 6개월 20%, 1년 20%, 3년 수익률에는 40%의 가중치를 부여하여 점수를 산정했다. 이러한 평가방식은 동일 사업자가 여러 상품을 운영하는 경우 각 상품의 적립금 규모에 따라 가중 평균을 적용하여 평가의 정확성을 더욱 높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고위험 디폴트옵션 분야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종합점수 57.56점으로 1위를 기록하고, 최근 3년 수익률이 105.07%를 넘어서며 유일하게 100%를 초과한 결과를 나타냈다. 삼성생명과 KB국민은행도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