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의 제조 및 공급 약정이 2026년 1월 기준 952억 달러(약 134조7000억원)로 증가하면서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불거지고 있다. 이러한 약정은 재무 상태표의 확정 부채가 아닌 주석으로 기재되는 것이지만, AI 수요가 예상보다 감소할 경우 일부는 재고 손실이나 비용 등으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엔비디아의 연차보고서에는 이와 같은 약정이 명시되어 있으며, 추진 안의 세부 항목으로는 다년 클라우드 서비스 약정 270억 달러(약 38조2000억원), 투자 약정 114억 달러(약 16조1000억원), 기타 약정 34억 달러(약 4조8000억원)가 포함된다. 이번 사건은 회계상 부채에 대한 이슈보다 계약상의 의무와 관련이 깊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기업의 장기 공급계약은 단순한 설비 투자를 넘어서는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엔비디아의 2024년 4월 기준 10-Q 보고서에는 총 미래 구매 약정이 293억7300만 달러(약 41조6000억원)로 기재되어 있으며, 이 중 188억 달러(약 26조6000억원)는 재고 구매 및 장기 공급 의무로 사용된다. 다른 비재고 구매 약정은 106억 달러(약 15조원)인데, 이 중 88억 달러(약 12조5000억원)는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300억 달러 안팎의 부외부채’라는 표현은 그 성격상 부정확할 수 있으며, 엔비디아의 최신 수치는 공급약정 952억 달러로 유지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약정이 향후 수요 둔화에 따라 어떤 비용으로 대체될 것인가이다.
엔비디아는 이 연차보고서에서 공급업체가 회사 기준으로 재고 조달을 수행하라는 계약을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계약은 최종 주문 전에 취소, 재조정 및 조정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요 예측이 맞지 않으면 재고 평가 손실이나 초과 구매 약정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엔비디아는 이미 일부 손익에 재고 및 초과 구매 약정 관련 충당금 72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를 기록한 바 있다. 그중 1분기 동안 포함된 초과 재고 및 계약 관련 비용은 45억 달러(약 6조4000억원)로 파악됐다. 이 회사는 이러한 재고 충당금이 총 이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공급 약정의 확대가 AI 데이터센터 제품의 전환 및 공급망 확보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특히 블랙웰 계열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제품은 제조 리드타임이 길기 때문에 고객의 수요에 적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장기 공급 계약은 이러한 ‘병목’ 현상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이러한 약정이 증가할수록 AI 수요가 둔화할 경우 기업이 감당해야 할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고객의 주문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재고 및 공급 약정의 조정 속도가 수요 둔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연차보고서에서 고객의 주문 예측을 과대 추정할 경우, 수요와 공급 약정 간의 간극이 수익성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약정이 전부 고정 부채처럼 실현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