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그리스 섬 크레타 인근에서 유입된 외래종 복어가 심각한 어업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이 복어는 천적이 없어 잡힌 모든 생물을 먹어치우는 특성으로 인해 어민들의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연간 어선 한 척당 약 8500유로(한화 약 1490만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복어는 전 세계에 200여 종이 분포하며, 동부 지중해에는 그 중 3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복어는 ‘은띠복’이라는 이름을 가진 종으로, 몸길이가 40~60㎝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종은 홍해와 인도양, 태평양에서 서식하다가 수에즈 운하를 지나 지중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해양연구센터(HCMR)의 생물학자 노타 페리스테라키에 따르면, 이 복어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05년으로, 이후 급속한 개체 수 증가가 관찰되고 있다.
이 복어의 문제는 단순히 음식 소비와 관련된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복어는 다양한 해양 생물의 먹이가 될 뿐만 아니라, 나무와 금속까지 물어뜯는 강력한 턱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 게, 새우, 오징어는 물론 어선의 그물까지 찢어버리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 한 어민은 이 복어가 “바다의 파괴자”라고 표현하며, 복어의 최종위험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복어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강력한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섭취에 조심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복어 요리는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만이 조리할 수 있다. 많은 어민들이 복어의 개체 수 감소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복어 사냥을 장려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웃 나라 키프로스는 이미 복어 개체 수 감소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에서는 복어를 산업폐기물로 분류하고 있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HCMR 연구원 마놀리스 만달라키스는 복어를 비료나 어류 사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복어의 급증은 단순한 생태계의 문제가 아닌, 어민들의 생계와 경제에까지 큰 파장을 미치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