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더리움(ETH)이 출범 11주년을 맞이하며 ‘탈중앙화 컴퓨터’라는 초기 비전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더리움 재단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기술적 진화와 함께 조직 자체의 재정의가 동시에 이뤄지는 전환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5년 7월 30일에 출범한 이더리움은 현재 수십억 달러 규모의 토큰화 자산과 디파이(DeFi) 정산 레이어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진화보다는 이더리움 재단의 변화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1년은 재단 역사상 가장 격변적인 시기로, 개발자와 투자자, 커뮤니티의 불만이 누적되어 조직 개편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리더십의 교체, 인력 감축, 운영 구조의 재정비가 이뤄졌다.
특히, 최근 7개월 동안 샤오웨이 왕(Hsiao-Wei Wang)과 토마시 스탄차크(Tomasz Stańczak) 등 9명의 주요 인력이 재단을 떠났고, 공동 리더십 체제도 종료됐다. 전체 인력의 약 20%가 감축되며 조직 효율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지난 3월에 새로운 운영 원칙을 담은 문서를 발행했다. 이 문서의 핵심은 ‘CROPS’ 프레임워크로, ‘검열 저항성’, ‘오픈소스’, ‘프라이버시’, ‘보안’을 우선 가치로 정하고, 재단의 목표를 ‘이더리움에 대한 영향력 축소’로 정의하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EthLabs, EthereumSystems, Ethereum Institutional과 같은 독립 조직의 분화로 이어지며, 기능을 분산시키고 책임을 나누는 구조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이더리움의 기술 로드맵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이뤄진 ‘Fusaka’ 업그레이드는 데이터 가용성을 개선하는 기술인 ‘PeerDAS’를 중심으로 레이어2 확장성을 강화한 것으로, 미래의 확장 전략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이 전통 금융계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를 겪고 있다. 블랙록은 이더리움 기반의 디파이에 참여하고 스테이킹 이더 ETF를 출시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JP모건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이더리움은 이제 단순한 암호화폐 플랫폼을 넘어 실물 자산의 토큰화라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높아진 보안성과 다시 발전하고 있는 개발 생태계, 네트워크 확장성은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4년에는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되어 약 112억3000만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기관 수요의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기관들은 단순한 자산 보유를 넘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발행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더리움의 11번째 해는 내외부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부적으로는 재단 구조와 역할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 내에서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가 분명하다. 탈중앙화 인프라를 지탱하는 기관이 과연 그 원칙을 유지하면서 진화할 수 있을지,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의 미래 10년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