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주요 자원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이 지난해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크고 작은 손실을 입으며 대규모 매각 및 청산 결정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개발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원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는 공기업 중심의 해외 자원개발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지난해 12월 10일 아프리카 니제르의 우라늄 탐사 프로젝트인 ‘테기다’의 80% 지분을 중국 기업 트랜드필드(THL)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고작 1000달러, 즉 약 147만원으로, 이는 사실상 ‘0원 매각’에 해당한다. 공단은 2010년에 총 148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5%를 확보하고 연간 700톤의 우라늄 생산을 기대했으나 결국 성과 없이 사업을 접었다. 초기 매장량은 1만3000톤으로 추정되었으나, 높은 비용과 낮은 수익성으로 프로젝트가 지연되었다.
특히 우라늄의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프로젝트를 포기한 결정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의하면, 지난해 1분기 우라늄 가격은 파운드당 67.91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는 88.96달러로 급등했으며, 내년 1분기에는 98.31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략 물자의 가치를 높이 평가해 추가 투자 없이 사업을 포기한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다른 자원공기업들의 상황 또한 비슷하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 사이 우즈베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캄차카 지역의 법인 4곳을 청산했다. 이들 법인은 2000년대 초반에 설립되었지만 탐사 실패로 인해 폐업에 이르게 되었다. 한국가스공사도 캄차카 법인을 같은 시기에 청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자원개발 실패의 원인으로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한 목표와 경제성 중심의 접근 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양적 목표에 급급해 경제성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한 경향이 실패를 초래했다”고 설명하며, 경제 안보와 장기적 전망에 기반한 독립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성준 한국자원공학회장 또한 “희소금속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정부가 민간 기업에만 의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히며, 공공기관의 적극적 참여와 공급망의 확충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다수의 공기업이 직면한 해외 자원개발의 실패 사례들은 단순히 투자 손실을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 경제적 자립에서 중대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공기업 중심의 해외 자원개발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