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급락… 달러 제외 주요국 통화 대비 최저 수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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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엔화가 달러를 제외한 여러 주요국 통화 대비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일본 경제 전문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프랑 대비 엔화 환율은 지난 18일 한때 187엔대에 이르며 역대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어 19일에는 유로와의 환율도 174엔대까지 상승, 지난해 7월에 기록한 175엔대의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영국 파운드,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등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환율에서 지난해 7월에 161엔대까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14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엔화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여러 요인들과 관련이 깊다.

첫째, 엔 캐리 트레이드가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를 이용해 엔화를 빌린 후, 그 자금을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다른 통화로 환전하여 투자하는 전략으로, 지난해 7월에 엔화 환율이 급등하는 주요 이유였다.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런 흐름이 봉쇄되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인기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둘째,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엔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야당의 대다수는 소비세 감세 등을 통한 재정 확장에 찬성하고 있으며 이는 엔화 매도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다음 달 4일 선출되는 자민당의 신임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더라도, 여소야대의 정치 환경에서는 야당의 재정 확장 요구가 정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BOJ가 대규모 금리 인상을 단행하거나 대외 직접 투자 확대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엔화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향후 경제 정책과 금리 결정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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