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매년 5800만 개 이상 소비되는 냉동식품인 피쉬 스틱은 대구와 명태 등 흰 살 생선을 튀겨 만든 인기 간식으로, 특히 영국 등 영연방 국가에서는 ‘피쉬 핑거’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950년대에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과학자들이 이 제품의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한 이래, 피쉬 스틱은 국민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기업, 정부, 과학계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국가 프로젝트가 주효했다.
피쉬 스틱의 기원은 195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당시의 기술과 상업적 요구가 결합해 탄생한 혁신적인 가공식품이다. 역사학자 폴 조셉슨은 ‘바다의 핫도그(The Ocean’s Hot dog)’라는 저서에서 피쉬 스틱의 발전 배경을 설명하며, MIT의 기술 지원과 미국 의회의 법안 통과로 예산과 홍보가 뒷받침되었다고 언급했다.
냉동 포장된 피쉬 스틱의 생산은 여러 기술적 도전 과제가 있었던 만큼,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대구와 명태의 가시를 제거하고 살만 발라내기 위해 향상된 엑스레이 검사기를 사용해야 했으며, 생선 살을 장시간 보존하기 위한 급속 동결 기술도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튼스라는 기업은 MIT 식품 기술과와 협력하여 연구 및 품질 개량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로써 고품질 피쉬 스틱이 탄생하게 되었다.
MIT는 1955년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피쉬 스틱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연구했다. 이 논문은 피쉬 스틱의 최적 기름 온도, 조리 시간, 생선 가시 검출 방법 등을 다루고 있으며, 여전히 관련 연구자들에게 참고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후 고튼스는 MIT와 협력하여 세계 최초로 ‘냉동식품 박람회’를 개최하며 소비자와 산업 관계자들에게 최신 냉동 기술을 알리기도 했다.
피쉬 스틱의 탄생 배경에는 미국의 어업 산업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박과 수중음향 탐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어획량은 급증했지만, 소비자는 이에 상응하는 수요를 보이지 않아 생선 가격이 폭락하였다. 이로 인해 대구와 명태 같은 흰 살 생선이 과잉 공급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쉬 스틱이라는 혁신적 대안이 도입되었다.
결국 피쉬 스틱은 대량 생산에 성공한 후 단 몇 개월 만에 미국 해산물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게 되었다. 현대 기술이 결합된 이 피쉬 스틱은 미국 소비량이 연간 5800만 개를 넘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고, ‘바다에서 온 핫도그’라는 친근한 별명까지 얻었다.
피쉬 스틱은 단순한 간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업과 정부, 학계가 힘을 합쳐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현대 기술을 활용해 생선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로 인해 피쉬 스틱은 단순한 냉동식품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식문화의 일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