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7%… 그러나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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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집계되며 4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통계 자료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이 데이터는 다우존스의 전문가 예상치인 3.1%를 하회한 수치로,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6% 상승하며 9월의 3.0%보다 상승 폭이 둔화되었다.

미 백악관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이번 발표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고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은 역사적인 경제 호황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번 CPI 보고서는 예상보다 훌륭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은 이번 통계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셧다운으로 인해 일부 데이터가 누락되었고, 이는 11월 보고서의 왜곡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정부 셧다운으로 약 6주간 데이터 수집이 중단되어, BLS는 10월 물가 지표 발표를 취소하였으며, 많은 가격을 실제 관측값이 아닌 추정치로 산정해야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BLS가 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했던 기간의 물가 상승률을 사실상 ‘0’으로 처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전체 CPI 지표에 미친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거비가 CPI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이 부문에서의 왜곡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가 액면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고, 실제 가격 흐름과는 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스의 존 힐도 “시장 참여자들은 이 데이터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BLS 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핸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LS가 10월에 수집하지 못한 가격을 고정값으로 유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며, 향후 가격 수집이 정상화되면 수치가 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예상보다 낮은 물가지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Fed에게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라고 압박하는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의장 후임자로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후보자를 지명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Fed는 올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인하했으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Fed는 1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이 72.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하 가능성은 27.7%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긍정적인 지표를 나타내고 있지만, 정부의 데이터 수집 방식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의 경제 정책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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