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요와 공급 환경이 2022년와는 크게 달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으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반도체 시장이 다시 내리막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런 우려에 대한 반박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2년의 반도체 침체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IT 수요 증가와 공급망의 교란이 주를 이루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와 원격 교육의 확산으로 IT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던 반면, 팬데믹이 점차 완화되면서 수요는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PC 출하량은 2019년 약 2억7000만대에서 2021년에는 3억6000만대까지 증가했지만, 2022년에는 다시 2억6000만대로 감소하였다. 또한 2022년 중국 상하이의 봉쇄 조치는 글로벌 IT 공급망에 더 깊은 타격을 입혔고, 이 시기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재고가 쌓이게 되었고, 결국 지속적인 다운턴을 초래하였다.
현재 반면, 반도체 시장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현재 메모리 시장은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그보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AI 중심의 수요는 기존의 PC나 모바일 기기와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고유가 상승에 따른 반도체 원가의 상승 영향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가가 상승할 경우 한국전력이 전기를 구매하는 도매 가격은 상승하겠지만,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정부의 소매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소매 요금 인상에 제한이 있다면 전력 비용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력 비용은 각각 전체 비용의 약 2%와 5%에 불과하여 기업 비용 구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되어 데이터센터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가 될 수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가격 및 글로벌 IT 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에 이르다”며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였다.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변화하는 소비 패턴 속에서 반도체 산업은 향후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전망을 전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