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비트코인(BTC)은 이번 달 들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리스크 자산’으로서의 특성을 보이지 않고 하락 구간에서도 강한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OTC(장외거래) 대규모 매수와 현물 비트코인 ETF의 자금 유입, 그리고 대형 지갑에서의 매수세가 비트코인 가격을 지탱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달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각각 30% 이상 급등해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상황이다. 이러한 가파른 유가 상승은 아시아와 유럽의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확대시켰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코인데스크 기준으로 이달에 4% 상승하며 7만2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전반적인 리스크 자산과 큰 동조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윈센트의 폴 하워드 고빈도 트레이딩·유동성 공급 시니어 디렉터는 “비트코인 수요는 대규모 OTC 거래와 이란 분쟁의 조기 종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스트레티지의 매수에 의해 유도됐다”며 “지정학적 사건과 연계된 매수 타이밍은 리스크 자산에 대한 신뢰 회복을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OTC 거래는 공개 시장의 호가창을 활용하지 않고 거래 당사자 간의 직접 협상이나 브로커를 통해 대량 물량이 체결되는 방식으로, 대형 트레이더나 기관들이 가격 충격을 피하고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또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성격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스트레티지 주식($MSTR)을 공매도하면서 동시에 현물 비트코인 ETF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상승 속도가 주식 하락보다 빠를 경우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전략이다. 기관 자금을 추적하는 데이터 제공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미국 상장 현물 비트코인 ETF 11종은 이달 들어서만 7억달러 넘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기관 자금의 흐름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스트레티지의 지속적인 비트코인 매수 역시 시장에 대한 강한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스트레티지는 3월 2일부터 3월 8일까지 비트코인 1만7994개를 추가 매입하여 총 보유량을 73만8731BTC로 증가시켰다. 이는 신규 발행량을 초과하는 매수를 나타내며 수급 긴축 현상을 더욱 부각시킨다.
온체인 지표도 대형 지갑의 저가 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1000BTC 이상 보유한 대형 지갑이 최근 하락 구간에서 잔고를 0.3% 늘렸다는 점은 약세장에서도 신중한 매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 시장에서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 속에서도 비트코인은 OTC 대량 체결, 현물 ETF 자금 유입, 대형 지갑의 매수세가 조화를 이루며 변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전개 속도, 유가 흐름, ETF 자금의 지속성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은 다시 크게 변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