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에서 한 사용자가 5,040만 달러(약 751억 원)의 테더(USDT)를 스왑하는 과정에서 단 3만6,000달러(약 5,360만 원)에 불과한 에이브(AAVE) 토큰만 수령하게 되는 중대한 ‘슬리피지’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디파이 생태계에서 유동성과 슬리피지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사건의 개요는 간단하다. 해당 사용자는 약 20일 전에 바이낸스에서 5,040만 달러 규모의 테더를 전송받았다. 이후 사용자는 13일 에이브 프로토콜에 이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고, 이를 에이브 토큰으로 교환하기 위한 거래를 시도했다. 이 거래는 에이브 인터페이스에 통합된 CoW 프로토콜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사용자는 대규모 주문을 제출했다.
처음 단계에서 사용자가 제출한 5043만 aEthUSDT는 에이브 v3에서 소각되며 동일한 규모의 USDT가 인출되었다. 이후 이 자금은 유니스왑 v3에서 테더를 래핑이더(WETH)로 교환하는 과정으로 넘어갔으나, 이 과정에서 이미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 5,043만 USDT가 1만7,958 WETH로 교환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슬리피지는 약 1,360만 달러(약 202억 원)에 달했다. 이는당시 이더리움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예상되는 가치의 상당 부분이 손실된 것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다음 단계에서 일어났다. CoW 프로토콜의 솔버는 확보한 1만7,958 WETH를 스시스왑의 AAVE/WETH 풀로 밀어 넣었다. 놀랍게도 해당 풀의 유동성은 단 7만3,000달러에 불과했다. 이렇게 유동성이 낮은 풀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됨에 따라 가격은 급격히 붕괴되었고, 결국 사용자는 1만7,958 WETH를 통해 단 331개의 에이브 토큰만 수령하게 되었다. 이 통계는 사실상 99.9%의 슬리피지에 해당하며, 극심한 손실을 나타낸다.
이 거래가 종료된 후, 단 331 개의 AAVE는 다시 에이브 v3에 예치되어 327 aEthAAVE로 전환됐다. 에이브의 창립자인 스타니 쿨레초프는 이 거래에 대한 경고가 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최종적으로 거래를 승인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더불어, 그는 수수료에서 발생한 약 60만 달러(약 8억9,400만 원)를 사용자에게 반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디파이 거래에서 유동성의 구조와 슬리피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증하는 사례로 여겨진다. 대규모 자금이 유동성이 얕은 풀로 유입될 경우, 자동화된 경로 탐색 시스템조차도 예상치 못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대규모 거래를 진행할 시 거래 풀의 유동성 규모와 슬리피지 허용 범위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거래 인터페이스에 표시되는 ‘높은 슬리피지 경고’를 무시하고 거래를 진행할 경우 심각한 재정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수백만 달러 이상의 거래는 여러 번으로 나누어 진행하거나, 전문적인 OTC(장외거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