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행동주의 펀드 간 치열한 주주총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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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기업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 간의 갈등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9월부터 대규모 상장사들에게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기업 측과 행동주의 펀드는 주주 총회에서의 투표를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장외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DB손해보험은 정기주총을 대비하며 정종표 대표 명의로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공세에 대한 정면 대응의 일환이다. 정종표 대표는 주장하길, “보험업은 금리와 계리 가정, 규제 변화에 따라 주요 지표의 변동성이 큰 산업”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요구자본이익률(ROR)을 중심으로 한 자본 관리 정책이 기업의 경영 유연성을 제약하고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미 DB손보 지분 1.9%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달 초 이사회에 공개 주주 서한을 통해 해당 기업의 저평가 상태를 지적하고 ROR 기반의 리스크 조정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전략 수립과 50%에 달하는 총 주주 환원율을 목표로 한 주주 환원 정책의 고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코웨이를 대상으로 한 행동 캠페인에서도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찬성 투표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 제안 후보들이 이사회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다음 기회는 2029년이나 그 이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LG화학을 상대로 주주 행동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영국계 펠리서캐피털도 정기주총에 앞서 주주 제안 찬성을 유도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제임스 스미스 펠리서캐피털 CIO는 “찬성 투표는 주주와 시장이 만들어온 긍정적인 변화를 지속하는 압박의 선택”이라며 주주 제안서에 권고적 주주 제안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내용을 포함했다고 전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도 정기주총을 맞아 지난 5일 주주 서한을 발송하며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을 강조하고, 현 경영진 체제의 지속성을 주장했다. 이사회 재선임이 이번 주총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SK는 각각 16조 원과 5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주 환원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선제적 주주 환원 조치는 DB손해보험과 같은 기업들이 배당 확대 압박을 받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업과 행동주의 펀드 간의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며, 각 기업들은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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