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시장에서 눈에 띄게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지만, 여전히 현지에서의 상표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향후 사업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 손실과 상표 도용 방지를 위한 치밀한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러시아 당국에 ‘엘란트라’와 ‘현대 마이티’라는 두 개의 자동차 관련 상표를 새롭게 등록했다. 이들 상표는 트럭, 승용차, 밴, 버스 뿐만 아니라 엔진과 부품, 액세서리까지 폭넓은 범위에서 적용될 수 있으며, 등록은 2034년 7월까지 유효하다. 이러한 행보는 한국 기업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브랜드들 역시 유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 넷플릭스, 애플, 나이키, 코카콜라와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러시아 내 상표 등록 및 갱신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에 TV 및 오디오 시스템 관련된 12개의 상표를 출원했으며, LG전자도 TV와 인공지능(AI) 관련 상표 11건을 등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영업 재개를 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권을 유지하려는 이유는 브랜드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다. 현대차는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자사 공장을 러시아 업체에 매각한 뒤, ‘바이백’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방향을 결정했다. 대신 고객 관리에 집중하여 브랜드 이미지의 훼손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안정적으로 지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유리 주보프 러시아 특허청장도 이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저작권자들은 러시아 시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되더라도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위조 방지 및 불법 도용 방지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브랜드 관리 전략은 기업들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들의 상표를 보호하고, 향후 시장 회복 시 유리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입장이 될 것이다.
결국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의 활동을 중단했지만, 브랜드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정적인 미래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상표권 유지를 넘어서, 기업의 브랜드가치와 이미지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