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외국계 자본의 활발한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들어 홈플러스의 회생 사태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출자 감소로 인하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위축되었던 반면,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외국계 PEF는 한국 내 유망 자산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20일 세계 최대 대체투자회사인 블랙스톤이 부산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전장 부품 회사 퓨트로닉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퓨트로닉은 약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자동차 제조업체들에 고품질 부품을 공급해 온 중견기업이다. 블랙스톤은 이 거래를 통해 한국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 자산 인수 사례로 준오헤어 및 제이제이툴스를 잇달아 인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외국계 자본은 또한 청호나이스와 같은 다른 주요 회사 인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약 1조 원에 외국계 칼라일에 인수되었으며, 이는 고(故) 정휘동 회장의 사망 후 유족들이 상속세 부담 덕분에 매물로 떠오른 결과다. 칼라일은 유족과 동일한 프리미엄을 제시하면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외에도 밀크티 프랜차이즈 ‘공차’의 대주주 TA 어소시에이츠, TPG, KKR 등 외국계 PEF는 대웅그룹의 시지바이오 인수와 삼성SDS의 전환사채(CB) 인수 등 다양한 거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국내 PEF들은 펀드 결성과 자금 조달에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증시의 불확실성과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해외 PEF들에게 이 같은 상황은 한국 시장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큰 성장 가능성이 외국계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지리적 리스크로 중국 투자가 위축된 현재의 시장 환경 속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네이버는 브룩필드와 협력하여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자금 조달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주요 경영진이 이를 위해 캐나다 브룩필드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며, AI 팩토리 구축과 관련된 투자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외국계 자본이 한국 M&A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면서, 토종 PEF들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과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