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이달 들어 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지속되는 약세장으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 예탁금은 104조 2975억 원에 달한다. 지난달 4일에는 139조 6948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예탁금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 22일에는 103조 876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올해 2월 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1일부터 23일까지의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5억 3026만 달러(약 3조 7114억 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달의 6억 3296만 달러(약 9284억 원)의 4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높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경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지난 3월 16억 9150만 달러에서 4월에는 4억 6893만 달러의 순매도로 돌아섰고, 5월에는 9억 3977만 달러의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6월부터 다시 매수세가 증가하였으며, 이달에 들어서는 매수 폭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함께 코스피 상승세, 그리고 높은 환율의 영향으로 인해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이탈하고 미국 시장으로 다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ETF인 ‘속슬(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가 15억 23만 달러(약 2조 1978억 원)로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6억 1367만 달러(약 8990억 원), 한국 증시 성과를 3배 추종하는 ETF ‘코루(KORU)’는 2억 1337만 달러(약 3126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내에 상장된 미국 대표 지수 ETF로의 자금 유입도 두드러진다. 최근 일주일 간 자금 순유입 상위 5개 종목 중 3개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또는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나타났다. 특히 ‘TIGER 미국S&P500’은 2214억 원이 유입되어 순유입 1위를 기록했고, ‘TIGER 미국나스닥100’과 ‘KODEX 미국S&P500’이 각각 3위와 4위에 들어왔다.
반면,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는 신용 거래 감소를 반영하여 추세적으로 냉각되고 있다.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2조 7492억 원으로, 전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1.8% 감소했다. 이에 따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대차 거래 잔고는 같은 기간 5.1% 증가한 158조 6047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시장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의 손실을 미국 증시의 고위험, 고수익 레버리지 상품을 통해 만회하려는 심리도 영향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이 국제 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