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인수·합병(M&A) 시장이 인공지능(AI)의 확산과 함께 로봇, 전력, 에너지 인프라 등 보완재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준기 대표변호사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내용의 분석을 통해 올해 하반기 M&A 시장이 AI 중심으로 선별적인 활황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014년 삼성·한화 간의 대형 거래에 깊이 관여하며 M&A 분야에서 신뢰를 쌓아온 전문가로, 2024년 1월부터 태평양의 업무집행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하반기 M&A 시장이 V자 형태의 반등보다는 구조적 재편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거래의 양극화 현상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즉, 건수보다 금액이 큰 대형 거래에 집중될 것이며, 이런 거래는 전략 산업의 재편과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 변호사는 AI의 확산에 따른 보완재 시장의 성장을 주목해 향후 한국의 대형 거래가 AI와 보완재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반도체, 데이터센터, 로봇과 같은 AI 가치사슬 분야의 기업 결합이 활발히 이루어진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흐름이 대기업들의 카브아웃(사업부 매각) 전략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변호사는 예전에는 ‘안 좋은 기업을 정리하자’는 목적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AI 공급망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팔기 아까운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재원을 마련하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의 거래 방식이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거처럼 사업부를 일괄 매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단계적인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JV) 설립과 같은 구조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매도자가 일정 수준의 업사이드를 유지하고 매수자는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 이러한 거래에서는 자산의 분리와 재결합을 설계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이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치밀한 분석을 내놓았다.
사모펀드(PEF) 시장에 대해서도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자체보다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하며, 만약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자본은 보다 안정적인 시장으로 유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국내 PEF의 역할이 산업 구조조정과 모험 자본 공급이 계속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면에서 일본이 PEF 친화적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가 속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해 440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2위 로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변호사는 고객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성과가 정당하게 평가받는 협업 중심의 운영 방식을 성공 비결로 둔다. 그는 이처럼 고객 기반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의 확산으로 법률 시장도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타임 차지 방식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가치와 성과가 더욱 중요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