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증시는 급격한 조정을 겪으면서 기술적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V자’ 형태보다는 ‘L자’ 흐름을 보이며 당분간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상승 전망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뚜렷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304.33포인트(4.46%) 하락하며 6516.27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6일에도 -6.37%의 급락을 기록한 이후 두 차례에 걸친 큰 하락세로, 한 달 전 장중 고점인 9385.59에 비해 약 290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밸류에이션을 역사적인 저점으로 밀어내고 있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이하로 떨어져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저점인 6.27배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평가 현상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투자 심리가 지속되는 한 박스권 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실적 악화보다는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 약화, 밸류에이션 조정, 그리고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심리적 요인과 수급의 악순환이 계속된다면 과거의 전고점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신용잔고가 쌓여있는 이상 더욱 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존에 예상했던 코스피 박스권 상단이 낮아졌지만, 중장기적 경로는 변화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연말까지는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증권가의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발표되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들이 AI 투자 지속 여부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 신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에 따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투자 심리가 우호적이지 않다고 분석하며 이 실적 발표가 시장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기업들의 실적 시즌이 AI 수요 지속성 및 반도체 분야의 디레버리징과 디레이팅 국면 탈출 여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앞으로는 레버리지 이슈보다 반도체 업황과 기업 실적에 더욱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