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서 기밀 정보를 빼돌린 산업 스파이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대만 지식재산상업법원에서 장밍황 재판장은 도쿄일렉트론의 전 엔지니어 천리밍에게 ‘국가 핵심 관건 기술 영업 비밀 역외 사용죄’와 같은 여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천씨는 TSMC에서 근무하던 중 도쿄일렉트론으로 이직한 이후 2023년 8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TSMC의 기밀 파일을 열람하고 촬영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빼냈다. 그는 TSMC 신주 공장 회의실, 신주 시내 술집, 공범들의 자택 및 타이난 공장에서 업무용 노트북으로 기밀 파일을 촬영하거나 전달받아 유출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이러한 행위는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천씨의 징역형이 검찰의 구형인 14년보다 가볍다며, TSMC가 제출한 의견서에서 도쿄일렉트론이 TSMC의 경쟁자가 아니라고 밝힌 점, 수집된 영업 비밀이 제3자에게 유출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TSMC가 선처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다른 4명에게는 최대 6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더불어 재판부는 도쿄일렉트론 대만 법인에 1억5000만 대만 달러(약 7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TSMC에 1억 대만 달러를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판결이 대만 정부의 반도체 산업 보호 노력을 시사하며, 전략 산업 부문에 대한 산업 스파이 행위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최근 지식재산권 절도 방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의 SMIC가 대만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엔지니어를 불법으로 빼가는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인텔로 이직한 전직 TSMC 임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대만의 반도체 산업의 보안과 신뢰성 문제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