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방산업체들이 프랑스를 제외한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의 보도에 따르면, 에어버스를 포함한 일곱 개의 방산 및 항공우주 기업들이 독일 정부에 서한을 보내 새 전투기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결성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들이 참여하는 업체는 MBDA, 헨졸트, 딜디펜스, 리프헤어, MTU에어로엔진스, 아우토플루크, 로데운트슈바르츠 등이다.
이러한 결정은 독일, 프랑스, 스페인이 함께 추진하던 유럽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나왔으며, 독일의 방산업체들은 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어버스는 유럽 합작기업 MBDA의 최대 주주로, 스위스의 방산업체 리프헤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독일 소속 기업들이다. 특히, 에어버스의 방산 부문인 에어버스 디펜스앤드스페이스 본사도 독일에 위치해 있다.
독일과 프랑스 간 전투기 공동개발 중단은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다. 에어버스의 방산업체들은 독일 정부에 이를 알리기 전에 기존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한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으나, 영국·이탈리아·일본이 함께 추진 중인 글로벌전투공중프로그램(GCAP)과의 협력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는 지난해부터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프랑스의 다쏘가 사업의 80% 지분과 설계 지식재산권을 요구하면서 독일 내부에서 반발이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를 추가 도입하여 차세대 전투기 개발까지의 공백을 메우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2017년 독일과 프랑스는 미래전투공중체계(FCAS) 개발을 합의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6세대 전투기를 중심으로 전투 드론과 전투 클라우드 등을 통합하는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로 구성된다. 2019년에는 스페인도 이 사업에 합류했다. 그러나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독일과 프랑스 간의 방산 시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은 드론 시스템 등 나머지 사업은 계속 추진할 예정이지만, 기존 공동개발 사업의 중단으로 인해 유럽 방산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