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비용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100일 이상 통제되면서, 이 지역을 통해 공급되는 원유의 물동량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고 이는 여전히 물가에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정의 핵심은 결국 마비됐던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다. 해협이 닫히면서 국제 유가, 해상 보험료, 운송비가 급등하며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었다. 종전과 함께 해협이 다시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공급망의 회복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서는 기뢰 제거와 항만 복구, 선박 재배치 등으로 인해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동안 사용된 전략 비축유는 이제 사용 가능한 새로운 원유 수요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석유 재고는 전쟁 발발 이후 2억5000만 배럴 감소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대량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지만, 이는 미래의 공급 여력을 현재로 끌어다 쓴 것에 불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원유와 관련 제품 재고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4월 기준의 글로벌 석유재고는 7900만 배럴로 줄어들며 역사적으로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생산 시설을 복구하고 재고를 다시 쌓는 데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세계적 기업인 셰브런의 최고경영자 마이크 워스는 “시장 완충장치가 지속적으로 소진되고 있으며, 오는 6~7월에는 공급 부족 압력이 현물 가격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의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고, 종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출 비중은 대만 80%, 일본 73%, 한국 72%, 중국 43%에 달하고, 액화천연가스(LNG)의 비중도 상당하다. 에너지 비용 상승은 제조업 원가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과 미국으로까지 영향을 미쳐, 경제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전반적인 비용 상승을 경고하고 있다.
전쟁의 영향은 에너지 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자재의 수급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 황(sulfur) 무역의 상당 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은 비료 가격 상승을 초래했으며, 이는 향후 식품 가격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동 지역의 에너지 생산 및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 2%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 산업도 이번 합의에 따라 비용 절감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영비와 금융비용 양쪽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
결론적으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 속에서도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추가적인 공급망 회복과 원자재 재고 보충이 늦어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물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