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는 과도한 정부 감시 속에서도 여성 전용 공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을 연 여성 전용 서점과 바는 여성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연대를 모색하는 새로운 장이 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거리 시위 대신 보다 안전하고 건설적인 공간에서의 모임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청두의 작은 서점 ‘라이수샤’는 페미니즘 서적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 토론 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며, 갱년기 대처법이나 인공지능(AI)의 편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공간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점 운영자인 선선 씨는 정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행사 개최 전에 경찰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청두에서의 이러한 여성 전용 공간의 확산은 중국 당국의 엄격한 감시 체제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적 반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서는 단체 행동이나 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작은 모임조차도 이뤄지기 힘들어, 대규모 사회 이슈에 대한 반응이 제한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도 청두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를 누리고 있어 여성들이 보다 쉽게 자신의 권리를 찾고 연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청두에서 운영되는 여성 전용 바 ‘리어뷰 미러’의 운영자인 장원자 씨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모두가 안전하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러나 남성이 그 가게를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일어난 것을 보며, 여전히 불확실한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과거 여성 단체들이 거리에서 명확한 주장을 하다가 구금당하거나 감시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대에는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대한 항의로 거리로 나온 여성들이 당국의 타겟이 되기도 했으며, 페미니즘 활동가들이 구속된 사건은 그 결과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 간의 연대 및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함으로써 체제와의 충돌을 피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교육 수준이 높은 젊은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가능해졌으며, 더 이상 전통적인 역할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여성들로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리마이쯔라는 페미니즘 활동가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더욱 강화된 정치적 환경 속에서의 전략적 적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여성 권리 신장에 초점을 맞춘 활동은 정부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현재의 변화가 절박함에서 기인한 것임을 지적했다. 이러한 새로운 여성 전용 공간은 감시 사회에 대응하는 미세한 저항의 한 형태로서,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들이 안전하게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