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모론은 불안과 불신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퍼져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이론들이 시기와 지역을 넘나들며 존재하고 있다. 최신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의 보급은 음모론의 확산 속도를 가속화했고, 이제 사람들은 그 내용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음모론이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경고한다.
카렌 더글러스 영국 켄트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인간이 음모론에 끌리는 이유를 설명하며, 기본적인 욕구의 결핍이 음모론 신봉의 주된 원인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식적 욕구, 실존적 욕구,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사람들이 음모론에 매료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유명인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팬데믹과 같은 사회적 사건은 불확실성을 유발하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숨겨진 진실에 대한 기대를 갖도록 만든다.
이러한 배경에서 음모론 신봉자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강력한 믿음을 가진 이들은 이미 자신이 가진 정보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갖추고 있기에 새로운 사실을 제시해도 쉽게 마음을 바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비판적 의견이 제기될수록 이들은 오히려 음모론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미 퍼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보다는 음모론이 퍼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샌더 반 데어 린덴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예방적 접근인 ‘프리벙킹(prebunking)’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음모론이 확산하기 전에 해당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 방법으로, 실험 결과 단 한 번의 개입만으로도 음모론에 대한 대응 능력을 10~20%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일본팩트체크센터(JFC)는 음모론의 퍼짐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찾아오는 허위정보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후루타 다이스케 편집장은 이미 음모론에 빠진 개인을 설득하기 위해 논리적 모순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방의 의견을 정면으로 부정하기보다는 그들의 믿음이 어떤 경로로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욱 고난도의 음모론과 허위정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해 맞춤형 음모론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음모론이 국경을 넘어 확산하는 새로운 위험성을 보여준다.
반 데어 린덴 교수는 이러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각국의 교육 제도와 관련 정책을 통해 사회 전체의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할 때이다. 궁극적으로 정부, 교육 기관, 플랫폼 사업자 기업 등 모든 주체가 협력하여 사회의 면역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새로운 세대에서는 허위정보에 대한 교육이 필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