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 증가…하지만 기업가치 개선 공시는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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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주주환원이다. 한국에서 이러한 요구는 급증하고 있으며, 기업 이사회 및 경영 보수 체계 변화, 심지어 임원 해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기업 내부 경영에 승부를 걸고 있다. 3일 키움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행동주의 펀드에서 제안된 주주 관련 안건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 것은 바로 주주환원으로, 그 수는 20건에 달했다. 이는 2014년에는 겨우 3건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9건, 그리고 2023년에는 21건으로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주주환원 외에도 임원 해임은 14건, 보수 체계 변경은 12건, 이사회 장악은 11건, 이사 선임은 10건, 제3자 행동주의 지지는 4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주주들의 거센 요구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일본의 상장기업 중 약 84%가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시한 반면, 한국의 상장사 2627곳 중 밸류업 공시를 한 곳은 173곳에 불과해 6.59%에 그쳤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2-3년간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이 급증한 것은 정부 주도하에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공시가 권고되면서 행동주의 펀드가 이를 요구할 명분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저조한 밸류업 공시율을 고려할 때,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요구는 앞으로 더욱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라는 행동주의 펀드는 코웨이의 지분 2.84%를 확보하고, 주주 행동에 나섰다. 이는 과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였을 때 주주환원율이 크게 하락했다는 문제 제기를 배경으로 한다. 현재 최대주주인 넷마블이 이사회에 행사하는 영향력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 주식 3% 이상을 보유한 주주로서 사외이사 추천과 함께 주주 친화 정책 강화 요구에 나섰으며, 영풍이 지난 10년간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였다. 한편, ‘언로킹 밸류’라는 이름의 소액주주 그룹은 농심의 낮은 수익성과 주가 부진을 겨냥하며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내부 일감 몰아주기와 경영진 보수에 대한 수정 요구를 포함하였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커넥터 제조사인 한국단자는 지난달 17일 밸류업 공시를 하여 2026년까지 연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0%를 활용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계열사인 케이티인터내쇼날을 2027년까지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주주들로부터의 요구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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