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통신 기업들이 ‘스마트 파이프’로 불리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들은 인공지능(AI), 차세대 5G 및 6G 네트워크, 위성 인터넷 및 스마트 시티 등의 기술 혁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자가 ‘테크코(techco)’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는 통신사가 첨단 기술과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술 기업처럼 운영되는 방식을 뜻한다.
UAE 국영 통신사 e&의 CEO 하템 다위다르(Hatem Dowidar)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대부분의 통신사들은 전 세계에서 단순히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이터 파이프’로 전락했다”고 말하며, 통신업계의 혁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우리는 메시징 및 음성 서비스로 수익을 올렸지만, 이제는 OTT(Over-The-Top) 서비스 제공자들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SK텔레콤의 CEO 리우 영상(Ryu Young-sang)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AI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AI는 통신 기업들이 내부 운영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통신사 KDDI의 CEO 마코토 다카하시(Makoto Takahashi)는 도쿄에 ‘타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라는 스마트 시티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하고, 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협력하여 직접 셀에 대한 위성 인터넷 연결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최대 모바일 네트워크 운영사 MTN의 CEO 랄프 무피타(Ralph Mupita)는 통신 사업뿐 아니라 금융 서비스, 미디어 스트리밍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을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의 미래가 통신 업계의 미래”라고 덧붙였다.
‘테크코’라는 새로운 용어는 통신사가 어떻게 기술 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IT 분야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통신사들은 효율성 향상과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을 위해 AI와 자율 네트워크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텔레콤 산업 협회 TM 포럼의 CEO 니크 윌렛츠(Nik Willetts)는 “AI와 결합된 자율 네트워크 기술이 이전에는 이론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운영 효율성 및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새로운 수익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스코(Cisco)의 최고 제품 책임자 지투 파텔(Jeetu Patel)은 AI가 네트워크 트래픽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인공지능 에이전트와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보완하게 될 것이며, 이는 더 많은 네트워크 트래픽을 요구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파텔은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통신사들이 테크 플레이어로 변신하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기술적인 변화를 넘어, 미래의 수익 모델 향상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이들은 기술 혁신에 투자하며 시장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적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