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의 시장 진입 기준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결정을 내렸다. 최근 SEC는 ‘일반 상장 기준(generic listing standards)’을 승인하였으며, 이를 통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암호화폐 기반 상품은 개별 승인 없이도 상장 절차가 간소화된다.
이번 정책 변경에 따라 현물 기반 암호화폐 ETF의 출시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블룸버그의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SEC의 이번 결정이 코인베이스(Coinbase)와 같은 규제된 거래소에서 6개월 이상 선물 거래가 이루어진 디지털 자산을 기준으로 현물 ETF 상장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포함해 약 12~15종에 이른다.
SEC의 폴 앳킨스 의장은 “이러한 변화는 미국 자본시장을 디지털 자산 혁신의 중심으로 만들며, 투자자 선택권의 확대와 산업 발전을 동시에 이끌 것”이라고 밝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투자 자문사 노바디우스(Nova Dius)의 네이트 제라시 대표는 SEC가 신속하게 일반 상장 기준을 도입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2년 전 SEC가 그레이스케일(Grayscale)과 비트코인 ETF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던 상황과 비교할 때, 이번 조치는 확연한 입장 전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SEC는 최근 그레이스케일의 디지털 대형 자산 펀드 상장도 승인했다. 이 펀드는 코인데스크(Coindesk) 5 지수를 기반으로 한 현물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며, 비트코인 ETF 옵션 상품에 대한 오후 정산 모델도 통과됐다. 그러나 트루스소셜 비트코인 ETF에 대한 승인 여부 결정은 미뤄졌다.
이번 주에는 암호화폐 ETF 시장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질 예정이다. 미국 최초의 현물 기반 리플(XRP) 및 도지코인(DOGE) ETF 상품이 REX-오스프리(REX-Osprey)를 통해 동시 출시된다. 각각 XRP ETF는 ‘XRPR’, 도지코인 ETF는 ‘DOJE’라는 티커로 19일 정식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현물 알트코인 ETF가 출범되는 사례로, 이후 유사한 상품들이 추가로 출시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같은 SEC의 정책 변화는 암호화폐 ETF 시장의 구조 자체를 재편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는 “ETF 출시의 규제가 완화되면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ETF를 선보이게 될 것이며, 이는 주요 암호화폐의 유동성과 시장 신뢰도의 질적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SEC의 이번 결정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XRP와 도지코인 ETF 상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더리움을 포함한 다수의 알트코인에 대해 다양한 상품들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업계는 이제 ‘비트코인 ETF’를 넘어 ‘암호화폐 ETF의 대중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