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에 대해 미국 법무부, 징역 12년 구형… SBF 사건과 형평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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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DOJ)는 400억 달러 규모의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역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5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재판부에 권 씨에게 법정 최고형인 징역 12년을 선고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구형은 권 씨가 미국 검찰과의 유죄 인정 협상, 즉 플리바게닝을 통해 주요 혐의를 인정한 데 따른 결과다. 권 씨는 전신 금융 사기 등과 관련된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최대 12년형으로 구형받는 데 합의했다.

법무부는 권 씨에 대한 징역형을 요청하면서, 다른 대형 암호화폐 사기 사건과의 형평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FTX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가 징역 25년형을 받은 사실과 셀시우스의 전 CEO인 알렉스 마신스키가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법무부는 “마신스키의 범죄로 인한 피해액은 약 50억 달러로 추정되지만, 권 씨가 초래한 피해는 40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러한 큰 피해에도 불구하고 플리바게닝의 상한선인 12년형을 구형하는 것은 지나치게 관대한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도형 측 변호인단은 징역 5년형이 적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테라·루나 붕괴가 단독 범행이 아닌 제3자의 조직적인 공격과 시장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권 씨가 몬테네그로에서 구금된 기간 등을 고려해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권 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된 후, 한국과 미국 간의 송환 경쟁 끝에 올해 12월 미국으로 송환되었다. 현재 그는 34세로, 만약 12년형이 확정될 경우 40대 중반까지 수감 생활을 하게 된다. 미 법무부는 이 외에도 약 1,900만 달러의 범죄 수익 몰수를 요청하고 있다.

담당 판사인 폴 엥겔마이어(Paul Engelmayer)는 오는 12월 11일 선고 공판을 열어 권 씨의 최종 형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테라 사태’라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든 사건이 법적으로 어떻게 귀결될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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