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법원, 테러 자금 조달 방조 혐의로 제기된 바이낸스 민사소송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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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이 세계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창립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CZ)를 상대로 제기된 ‘테러 자금 조달 방조’ 민사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2017년부터 2024년 사이에 발생한 여러 테러 공격의 피해자 측이 바이낸스가 무장 단체의 자금 이동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다. 하지만 법원은 거래소의 행위와 개별 테러 공격 간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현재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규정 준수를 두고 미국 정부 및 정치권의 심각한 검토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진 만큼 여러 가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원고 측에게는 소송을 보완할 수 있는 60일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법적 공방이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송에는 약 535명의 테러 공격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이 원고로 참여했다. 이들은 바이낸스가 테러 조직(해외 테러조직, FTO)이 거래소 플랫폼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원고 측은 하마스, 헤즈볼라, ISIS, 알카에다,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및 이란 혁명수비대(IRGC) 등이 바이낸스를 통해 수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 자산을 이동시켰고 이 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64건의 테러 공격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인해 이란 거주자에 대한 서비스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바이낸스가 이란 관련 자금의 유통을 허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지넷 바르가스(Jeannette Vargas) 판사는 3월 6일 판결문에서 원고 측의 주장으로는 법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판사는 바이낸스와 테러 조직 간의 거래 관계가 ‘arms length’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이 거래소에서 거래한 사실만으로는 바이낸스가 테러 행위에 ‘공모’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특정 불법 거래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개별 테러 공격과 바이낸스의 행동 간의 명확한 연결이 부족하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법원은 원고 측에 60일의 소장 보완 기회를 부여함에 따라, 향후 해당 소송이 재개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온체인(블록체인) 데이터, 거래 시점, 지갑 실소유자 정보 등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법적 공방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의 기각 결정은 바이낸스가 현재 받고 있는 AML/CFT 관련 압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리처드 블루먼솔(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은 바이낸스에서 약 17억 달러 규모의 이란 연계 거래가 있었다는 보도에 따라 예비 조사를 착수한 바 있다. 바이낸스는 이 같은 의혹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으며, 여러 상원의원들이 법무부와 재무부에 자금세탁 방지 체계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민사소송의 기각은 바이낸스에 대한 단기적인 법적 리스크 완화로 해석될 수 있으나, 미국 정치권과 규제 당국의 지속적인 AML/CFT 실효성 검증 요구는 여전히 불확실성을 남기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법적 결과뿐만 아니라, 규제기관의 추가 조치와 정치권의 동향을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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