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쟁의 발발로 인해 글로벌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정적인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채마저도 큰 타격을 받게 되었고, 전통적인 자산배분 방식을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코어 60/40 밸런스드 얼로케이션 ETF'(iShares Core 60/40 Balanced Allocation ETF)는 지난 28일 이란 전쟁 시작 후 6.3%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ETF는 일반적으로 주식 60%, 채권 40%의 비중으로 자산을 배분하여 투자하는 상품으로, 통상적으로 주식이 하락할 때 채권이 상승하여 손실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란 전쟁의 길어짐으로 인해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채권 가격 하락(즉,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약 0.5%포인트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경제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연쇄 매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투자한 자산 포지션을 매도하느라 급하게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으며, 추가적인 손실이 두려운 개별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매수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이다. RBC 캐피털 마켓의 아이작 브룩 전략가는 “지난 몇 주 동안 이 하락세에 맞서려 했던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손실을 보았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누구도 이 흐름에 반대를 표명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 발발 전에는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기대감 등으로 인해 미국채 투자에 긍정적인 전망이 유력했으나, 전쟁 이후 투자 심리가 크게 바뀌었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확률이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국제 유가 급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켜 이러한 전망이 무너져버렸다. 오히려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 전쟁 장기화가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고, 이는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낮게 보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워싱턴에서의 제롬 파월 Fed 의장 발언 이후, 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인베스팅닷컴의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440%로 마감되었으며, 2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전쟁 전 3.377%에서 3.916%로 상승하였다.
해외 채권 시장 역시 미국채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은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Fed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리치 투아존 캐피털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채권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예측이 어렵다”며 “만약 평화 협정이 체결된다면 채권 시장이 반등할 수 있지만, 미국의 지상군 투입이 일어날 경우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