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인근 해상에서 약 3000배럴 규모의 원유가 대규모로 유출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 글로벌 석유 유출 감시업체 오비털 EOS가 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유출 사고로 인한 오염 범위는 50㎢ 이상에 달하며, 현재 기름띠는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영해 방향으로 확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저장 탱크나 송유관에 손상이 생겼을 가능성뿐만 아니라, 이란 당국이 저장시설 포화를 방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원유를 방류했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특히 하르그섬 서쪽 해상 유전과 집하시설을 연결하는 해저 송유관의 파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 지역의 송유관은 과거 몇 년간 여러 차례 누출 사고를 일으킨 전력이 있어, 이와 관련된 사고로 안 알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원유 저장 능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해상 봉쇄 여파로 한계에 도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공대의 니마 쇼크리 교수는 “유전은 단순히 전원을 끄듯 멈출 수 있는 시설이 아니다”라며 “저장 공간 부족이 시스템 전체를 위험한 상태로 몰아넣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의 전략적 원유 수출 기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유출 사고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적 피해 또한 우려스럽다. 유출된 원유가 해안으로 밀려올 경우 맹그로브 숲과 산호초, 바닷새 및 해양 생물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환경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국영 매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한 공식 보도를 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 질의에 이란 외무부도 즉각적인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란 하르그섬은 미 석유회사 아모코가 1960년대에 건설한 이란 최대의 원유 수출 터미널로,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처리하고 있는 중요 지역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란의 전쟁 자금줄이자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기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원유 산업의 향후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유출 사건이 향후 이란의 경제와 환경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