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인 봉쇄로 인해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한국 정부가 뒤늦게 해상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EWS) 구축에 착수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했던 지난해 6월에 이러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언급했으나, 실질적인 대응 작업은 지금에서야 시작되었습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한국 유조선 7척이 유류를 실은 채로 묶여 있으며, 이들 선박에 실린 원유 총량은 1400만 배럴에 달합니다. 이는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의 5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으로, 해상 물류 통로의 마비가 국가 경제 전반에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전 세계 해상 일일 원유 교역량 중 34.2%가 이 해협을 통해 이동했습니다. 특히 한국에 공급되는 원유의 비중은 13.9%, LNG는 7.7%에 이릅니다. 이처럼 해상 공급망 위기는 단순한 물류 차질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상 공급망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은 느리기만 합니다.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최근에야 EWS 구축 용역을 발주하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호르무즈 해협, 수에즈 운하 등 글로벌 해상 물류의 급소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지정학적 리스크 및 항만 적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고 4단계 경보 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를 통해 위기 상황을 조기에 탐지하고, 기업들이 우회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해진공은 시급한 상황을 고려하여 올해 11월부터 시스템의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망 대응이 여전히 사후 약방문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동안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육상 공급망 관리가 강화된 반면, 해상 물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여겨져 왔습니다.
이번 호르무즈 해협 사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물류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유가 급등과 수입 물가 상승, 수출기업의 납기 지연 등의 부작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상 공급망 리스크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보다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빠르게 수립할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