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고환율 대책으로 도입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의 잔고가 2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급속도로 국내로 돌아오고 있음을 반영하며, 출시 두 달여 만에 가입 계좌 수는 24만 개로 증가했다. RIA 가입자들은 주로 해외의 대형 기술주를 매도하고, 국내의 반도체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RIA의 누적 가입계좌는 24만2856개로, 20일 기준 총 잔고는 1조9443억원을 기록했다. 협회 관계자는 “가입 계좌 수와 잔고는 코스피 지수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일관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RIA에서 해외 주식을 매도한 후 국내 자산으로의 유입이 활발히 이루어져 국내자산 잔고는 1조2129억원에 달하며, 이는 외화 유입과 국내 증시의 수요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8일 기준으로 RIA를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층은 40대와 5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가입자의 31%는 40대, 26%는 50대이며, 30대는 21%, 60대 이상은 12%를 차지하고 있다. 잔고 분포에서도 50대가 32%, 40대가 27%를 차지하여 전체 잔고의 60% 이상이 해당 연령대에 집중되고 있다.
투자 흐름을 보면, 해외 대형 기술주에서 이탈한 자금이 국내의 반도체 및 AI 관련 주식, 그리고 ETF로 유입되고 있다. 가입자들은 RIA 출시 이후부터 이달 8일까지 엔비디아와 테슬라 같은 빅테크 주식을 매도하여 수익을 실현하였다. 엔비디아의 매도액은 1801억원, 테슬라는 504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었다. RIA 가입자들은 삼성전자를 780억원, SK하이닉스를 667억원 규모로 순매수하였다. 그 외에도 KODEX 200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상위 순매수 목록에 올랐다.
금투협은 RIA의 세제 혜택이 다음 달부터 변경된다고 경고하며, 신규 가입자들에게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해외 주식 매도에 대한 양도소득 공제율은 이달 말까지 100%, 이어서 6월부터 7월 말까지는 80%, 8월부터 연말까지는 50%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따라서 5월 말까지 해외 주식 매도 결제가 완료되어야 최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외 주식의 주문체결일과 결제일 간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문 체결 시기를 고려해야 한다. 매도 결제일 이후 1년 동안 RIA 내에서 해외 주식 매도 대금을 국내 상장 주식 혹은 펀드로 운용해야 하는 점 역시 주의해야 한다.
한재영 금투협 본부장은 “국내시장복귀계좌는 해외 유동성이 국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국내 투자 상품의 다양화를 통해 RIA가 안정적인 환율과 생산적 금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