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면세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25원으로 시작해, 최근 1560원대에 도달하며 1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면세업체들이 주요 상품의 원가를 달러로 매입하고 가격을 달러로 설정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 경우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면세업계는 지난해 기준환율을 135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한 후, 올해 3월에는 1450원까지 추가로 올렸다. 상승하는 기준환율은 소비자에게 달러 가격을 상대적으로 낮추어 주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면세점은 직접 상품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높은 달러가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기에, 이를 반영한 가격 경쟁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1분기 매출이 8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롯데면세점도 24% 증가한 792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11% 증가한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그 외에도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긍정적인 실적을 보였지만, 고환율 기조가 계속된다면 지속적인 수익성 유지가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가격의 인지를 높이기 위해 원화 표시제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병준 한국면세점협회장은 관련 인터뷰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소비자 신뢰를 복구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현재 대부분의 면세점이 가격을 달러로 표기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면세업체들은 차별화된 상품과 콘텐츠로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서울 송파구 월드타워점에 K-MUSEUM & GIFT 매장을 열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하고 있으며, 현대면세점은 K뷰티 편집숍 ‘스킨랩 서울’을 오픈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듀플렉스 스토어 형태로 루이비통 매장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층을 유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면세점의 실적이 나아지고 있지만 환율이 계속 오르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방어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면세점 업계는 지속적인 관찰과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