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이 약 87조 2000억원의 시가총액과 1113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 1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국상사판례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이를 둘러싼 네 가지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특히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라는 특정 지배구조 이슈가 논의의 중심이 되며, 시급한 시장 감시 체계와 이용자 보호 방안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 법안의 지연이 이용자와 암호화폐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주주 지분 제한과 같은 이슈가 본질적인 시장 안정과 혁신 지원 논의를 막고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 뒤처질 우려를 밝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안의 목적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 희미해졌다고 비판하며 제도가 발목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빗썸의 대규모 오지급 사태가 드러낸 현행 규제의 한계를 기반으로 한 ‘행위 기반 감시’ 모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비상 상황에 대한 실시간 감시 체계가 부재하며,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상충한다.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대표는 “미국, EU, 일본 등은 강화된 감시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대형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본시장법을 준용한 행위 기반 감시 체계의 도입을 제안했다.
또한, 현재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다층적인 규제로 가상자산 business 모형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있었다. 토큰 발행 시 요구되는 자본금을 높이고, 기존의 자금세탁방지(AML) 중심의 분류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식에 대해선 은행 주도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여전히 우세해, 혁신에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의 위헌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가 제안하는 지분 15~20%의 제한은 해외 어떤 국가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규제라는 비판이 있다. 이는 창업자들의 헌법적 재산권과 평등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단기적 지분 빼앗기가 아닌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지연과 이에 따른 쟁점은 단순히 법적 문제를 넘어서,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 발전과 안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향후 법안 통과와 시장 안정성을 위한 중요한 기초 자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