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모르는 번호로부터 걸려온 전화에 무심코 응답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의 음성이 악용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이른바 ‘침묵 전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화 사기가 확산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가 “여보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음성을 녹음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고 보도되었다.
프랑스의 정보통신 전문 매체 GNT의 보도에 따르면, 침묵 전화는 겉보기에는 단순한 장난전화나 통신 오류로 보이지만, 사실은 사이버 범죄자들의 의도된 행동이 숨겨져 있다.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상대방이 말을 하면 이를 통해 수집된 음성 정보가 사기 범행에 악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사기범들이 의도하는 첫 번째 목표는 해당 번호가 실제로 사용 중인지 확인하는 것이다.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번호는 활성화되며, 이는 이후의 피싱이나 다양한 범죄에 활용될 수 있는 주요 대상 목록에 올라가게 된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렇게 수집된 음성 정보가 범죄에 사용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 전문 기업인 비트디펜더는 “자연스러운 목소리의 음색과 억양을 복제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쉬워졌다”고 강조하며,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음성 복제가 평범한 범죄자들에게도 손쉬운 도구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복제된 음성은 여러 가지 사기 수법에 악용될 수 있으며, 그 중 하나는 피해자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화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사고를 당했다거나 해외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가장해 긴급 상황을 조작함으로써 피해자로부터 금전을 갈취할 수 있다.
이런 피해가 즉각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으며, 수집된 음성은 몇 주나 몇 달 후의 신원 도용, 협박 또는 계정 탈취 시도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일부 고객센터 및 금융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음성 인증 시스템을 속이는 데에도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을 경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전화를 받았을 때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질문이나 “네”와 같은 짧은 응답을 하지 말고 즉시 전화를 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의심스러운 번호는 즉시 차단하고 신고할 것을 권장한다.
부재중 전화가 남았다 하더라도 모르는 번호는 다시 걸지 않는 것이 좋으며, 사기범들은 실제 번호를 숨기고 공공기관이나 기업 번호처럼 보이게 하는 ‘스푸핑’ 기법을 사용하므로, 번호가 익숙해 보여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