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에 대한 대중국 반도체 정책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애플의 중국 공급망 검토는 미국의 기술 통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러트닉 장관은 인터뷰에서 “대통령 행정부는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메모리 문제에 대해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메시지를 애플에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중국 업체의 메모리 반도체를 애플의 제품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의 제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두 회사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를 대표하며, 미국의 대중국 기술 통제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기업들이다. 그러나 애플이 이들 업체와 협력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맞춤형 반도체 개발을 위한 기기 설계 및 성능 기준 등 세부 정보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덧붙여, 범용 부품 구매나 가격 협상은 법적인 금지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됐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단순한 법적 요건을 넘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사용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애플이 이러한 검토를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메모리 가격과 공급 문제의 경과가 있다. 많은 AI 데이터센터의 구축이 이루어짐에 따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스마트폰과 소비자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물량에도 부담을 가져왔다.
사비 칸(Sabih Khan) 애플 COO는 중국산 메모리 사용 여부에 대한 확답을 피하며, “공급 부족을 고려할 때 기존 업체와 협력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하여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메모리 품목에 대해 “상당한 맞춤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언급, 이는 애플이 중국 업체와 맞춤형 개발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범용 메모리 조달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와 같은 상황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의 기존 메모리 공급망과 글로벌 D램 수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검토가 실제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한국 업체들이 받는 영향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
미국의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상황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존 물레나르(John Moolenaar) 미국 하원 중국특위 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George Whitesides) 의원은 러트닉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 구매를 허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으며, 창신메모리와 양쯔메모리를 제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의 선택지는 공급 안정성과 규제 리스크 사이의 균형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산 메모리 사용 여부는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서, 미국 정부 승인, 대중국 기술 통제, 기존 공급망과의 관계 등 복합적인 요인을 포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애플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