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이남우 회장은 정부의 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강화하는 계획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대주주의 상속과 증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 누르기’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했지만, 적용 기준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어서 오히려 많은 저평가 기업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4일 발표한 논평에서 정부의 개선안이 자본시장 정상화라는 목표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방안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업종별 하위 25%인 코스피 상장사와 하위 10%인 코스닥 상장사를 규제 대상으로 분류한다. 이때, 상속과 증여세를 계산할 때 6년 6개월 간의 평균 주가와 현재 평가액의 1.3배 중 높은 금액이 적용된다.
이 회장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은 업종별 상대평가 방식을 범위가 좁다는 점이다. 한국 상장기업을 11개 업종으로 나누어 최하위 기업만을 선택하면, 업종 전반이 저평가된 경우 PBR이 1배 미만인 기업들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이는 정보기술을 제외한 많은 업종에서 PBR 중위값이 1배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전체 시장이 아닌 특정 업종의 하위 기업만 겨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포럼과 얼라인파트너스가 살펴본 결과, 정부의 첫 번째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 수는 코스피에서 약 84~87곳, 코스닥에서 43곳 등 총 130곳으로 집계되었고, 이들 기업의 평균 PBR은 각각 0.27배와 0.29배에 불과했다. 이처럼 적은 수의 기업만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상당수가 규제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회장은 6년 6개월로 설정된 평가 기간이 지배주주에게 회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기적인 승계 계획을 세운 지배주주는 일부 반기에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가 부양책을 발표해 조건을 회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현행 평가액을 30% 인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코스피 기업의 평균 PBR 0.27배에서 추가로 30%를 할증하더라도 평가 수준은 0.35배에 그쳐, 순자산 가치의 3분의 1 수준에서 상속이나 증여가 이뤄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주가를 낮게 유지할수록 과거 평균 주가가 내려가면서 지배주주의 주가 억제 유인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이남우 회장은 마지막으로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업종을 막론하고 시장 가치가 청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임을 강조하며, 상장 기업의 이사회가 투자, 연구개발,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을 통해 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높일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포럼 측은 주가 누르기를 실질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최하위 기업만을 선별하는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지배주주의 구체적인 행위와 주가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