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운용한 3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약 1조원의 성과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에 필요한 자금 7조2000억원 중 3조2000억원을 해당 펀드에서 조달했으며, 이는 전체 비용의 44%에 해당하는 수치다. 따라서 이 펀드는 사실상 홈플러스 인수의 초석이 되었던 셈이다.
3호 블라인드펀드는 홈플러스를 포함하여 오렌지라이프, 두산공작기계, 네파, 대성산업가스, 일본의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홍콩 브로드밴드네트워크(HKBN) 등에도 투자됐다. 포트폴리오의 성과도 양호하여,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는 1조원에 인수 후 4조원에 매각해 3조원의 차익을 남겼으며, 두산공작기계는 1조1300억원을 투자하여 1조원 이상의 매각 차익을 실현했다. 오렌지라이프도 2013년 인수 이후 2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시장에서는 지난해 9월 기준으로 3호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이 28%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RR은 초기 투자와 그 이후의 투자 흐름을 반영한 수익률을 의미한다. 현재 손익이 실현되지 않은 투자 포트폴리오는 홈플러스와 네파로, 이들의 손실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전체 IRR은 최소 15%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MBK는 해당 펀드를 운용하면서 적지 않은 보수도 챙겼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MBK는 운용 보수로 약 3630억원, 성과 보수로는 약 7695억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합치면 총 1조1325억원에 달하며, 이는 11년 간 평균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의미한다. 운용 보수는 펀드 청산과 상관없이 정기적으로 지급받고 있으며, 성과 보수의 경우 보통 15-20%를 유보액으로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K는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에 앞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은 점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싶다면, 받은 보수의 일부를 돌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신청하기 직전 투자자들에게 기업어음을 발행했던 점을 주목하고 있으며, 국세청도 MBK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다음날,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 질의를 열 계획이다.
